아! 화천이여!

응모 대회명 :제9회 화천 DMZ 랠리 평화 자전거 대회


응모 내용 :에피소드 - 제8회 화천 DMZ 랠리 평화 자전거 대회


작년 9월에 결혼해서 아직도 따끈한 신혼을 맛 보고 있는 1인 입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행복한 시간에 빠져 라이딩을 멀리하고,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잠시 보드와 외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로드 싸이클은 저에게 참 많은 인연과 추억을 선사해준 만큼, 지금은 날이 풀리길 기다리며 2016년에 참가 할 대회를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참가를 계획하고 있는 대회 중 화천 DMZ 랠리는 정말 저와 기이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대회 입니다. 이 얘기를 시작하려면....저를 로드에 입문시킨 친구부터 소개를 해야겠군요. 쿨럭


때는 바야흐로 2010년...취업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채 바로 중동에 팔려나가 3년 반을 모래바람과 싸우며 오일 머니를 벌었드랬죠. 삼겹살과 술도 팔지 않는 나라였기에 그 많은 모래바람을 들이마시고도 행궈 내지 못 하고, 참다참다 귀국을 결정한 직 후, 저에게 약을 팔기 시작한 한 동료! 그때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ㅡㅜ


저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취미가 필요할거라며 언젠가부터 점심 시간때 슬그머니 내 옆자리에서 밥을 먹기 시작하더니. 하루는 슬그머니 도싸 사이트를 알려주고, 그 다음 날은 자전거 브랜드와 명칭들을 알려주더군요. 그리고 사내 메신저로 보낸 중고매물 링크!!! 쿠쿵...비앙키 올트레 + 캄파 슈레 + 보라원 휠. 뭔지 몰랐습니다. 까만게 멋있긴 멋있더군요. 옆에서 바람을 불어넣는 약장사에 휘말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저는 귀국 한 상태였고, 제 손가락은 계좌이체 버튼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올트레를 엎어 오는 날 전 주인의 표정과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로드 처음 타신다구요??? 클릿은요???" 딱 두 마디였습니다.

저에게 올트레를 넘기면서도 프레임에 기스가 날까 차 뒷자리에 고이 모시는 방법까지 알려주신 분인데...그런 분에게서 생전 기어 달린 자전거는 가져보지도 못 했던 제가 올트레를 첫 자전거로 엎어오니 그 분은 당장이라도 계좌이체를 취소 할 표정이었습니다. 어디 첫 거래부터 장난질이냐! 그대로 엎어 왔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저에게 약을 팔았던 친구도 귀국을 하고, 우리는 같이 라이딩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 녀석. 로멸입니다. 업힐에서 절대 못 따라 가겠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나가자고 또 새로운 약을 팝니다. 또 속았습니다. 이쯤되면 약을 파는 놈보다 사는 놈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ㅡㅜ


그리하여 출전하게 된 제7회 DMZ 랠리. 약장사!!! 위에서 말했드랬죠. 로멸입니다. 시작과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75km를...저 혼자 외로이 달립니다. 중간에 잠깐 약장사가 보였던적 있었죠. 첫 번째 보급 구간과 비계측 구간 시작 점. 근데 이것도 다 계략인가 봅니다. 대회가 다 종료된 뒤 저에게 왔습니다. 슥 보더니 저를 기다렸던 시간만큼 기록을 손해보았으니 책임을 지랍니다. 뭘 어떻게 지겠습니까. 말로 책임을 진다고 했죠. 그랬더니....다음 대회때까지 1년을 -_- 고아 먹고, 삶아 먹더군요. 여러분들. 함부로 뭐든 책임지는거 아닙니다!


내가 8회 대회때는 기필코 너를 따라가고야 말겠다! 1년을 칼을 갈았습니다! 롤러도 사서 연습을 했습니다! 롤러만 샀습니까? 가루가 날리니 전용 타이어도 사고, 제 원래 휠이 튜블러이니 어쩔 수 없이 전용 휠도 사고..네..스프라켓도 샀습니다. 거의 100만원이 날라갔습니다. 저 많은 투자를 연습하고도 롤러에 먼지만 쌓였다고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혼자서 연습을 위해 미시령 힐클라임 대회도 나갔습니다! 혼자! 지금은 와이프가 된 여자친구를 꼬드겨서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곧 나타날거야! 라고 거짓말을 치며, 미시령 꼭대기에 혼자 남겨두고 밑에서부터 꾸역꾸역 올라갑니다. 하지만......다들 아시다시피 작년은 최악의 미시령 대회였습니다. 측풍으로 3번을 넘어지고, 바람에 낭떠러지로 밀리며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고...겨우 완주했습니다. 기록? 중요하지 않습니다. 살아 있음이 중요합니다. 여자친구는 정상에서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아 머리카락이 미친년 머리카락이 되어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굴복하지 않습니다! 왜냐?? 오로지 8회 대회만을 위해서!!


대회 신청 접수 날, 광클릭으로 성공적으로 접수했습니다. 아...정말 감격스럽습니다. 복수의 날이 멀지 않았구나. 롤러용 타이어가 닳은 만큼, 메트위에 떨어진 땀방울 숫자만큼 열심히 해보자!


그런데...

약장사가 좌판을 접습니다. 다운힐 연습 중 모래로 인한 슬립으로 낙차...척추뼈가 골절됩니다. 다행히 완쾌는 됐습니다. 더군다나 의사는 자전거로 재활을 하랍니다. 아! 나의 복수는 이어지겠구나...하지만 약장사 여자친구!! 절대 못 나간답니다. 제가 약을 팔아 봅니다. 비계측 구간 다운힐밖에 없다! 약을 모르는 사람한테 약을 팔 수 없습니다. 비계측이 뭐냐고 물어봅니다. 다시 한 번 완주에만 의의를 두고 대회 출발선에 섭니다.


출발직전 몸을 푸는 동안 같이 참가신청을 한 친한 동생 녀석이 안 보입니다. 잠시 후에 나타나길래 어디갔었냐고 물으니, 재수없게 자전거 펑크가 났었답니다. 다행히 대회에서 무료로 펑크 떼워줬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저는 놀렸죠. 복수라도 하지 못하는거 이렇게라도 놀려 먹어 기운을 차리자...........아 근데 정말 화천은 저랑 안 맞는 대회인가 봅니다.


시작 총성과 함께 팩을 이끄는 선두에 서서 열심히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약 15km 구간쯤이었습니다. "푸슉"

시야가 약 2cm 낮아집니다. 페달이 무거워 집니다. 앞바퀴에서 돌돌 소리가 납니다. 그렇습니다. 펑신과 접선 했습니다. 출발전에 제가 놀렸던 그 펑신이 저에게 왔습니다. 못이 박혀 찢어져 실란트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 정말 화천은 다시 안 온다는 다짐을 백번을 합니다.

히든카드로 숨겨왔던 파워젤과 아미노산들...모두 분출합니다. 너희들이라도 살아라~ 다 분출합니다. 약품 탄 물도 다 나눠줍니다. 저에겐 이제 펑크난 자전거만 있습니다.


회수차를 기다리는데 뒤에서 와야 할 회수차가 앞에서 옵니다. 아..다시 보니 회수차가 아닙니다. 기자분이시군요. 그런데 차에 거치대가 있는거 보니 왠지 그걸 타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자전거를 보시더니 "휠 빌려드릴까요?"........


정신없이 페달링 했습니다. 물도 없었는데 1차 보급도 그냥 지나치고 무작정 페달링을 했습니다. 정신차려 보니 결승선 앞에 있더군요. 또 다시 75km를 독주하여 대회를 끝냈습니다.


이번 년도는 무슨 생각으로 다시 달리고 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난 2번 대회를 달렸으니 이번에도 그냥 달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복수? 독주? 의미 없습니다. 화천 대회가 있으면 그냥 나가야 겠습니다!

댓글
광클릭
아 정말 재미있게 글쓰신당
글이리 잘쓰면 나같은사람은 이번년도에도 광클릭해야것어여 ㅜㅜ 댓글
광클릭|2016-02-03 16:27:22|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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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바보
화천이랑 안맞으시면 저에게 티켓양보를~ 댓글
날개바보|2016-02-03 17:13:28|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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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
글 잘봤습니다~잼나게쓰시네요~~화천은 무조건 출전이죠~ 댓글
자이언티|2016-02-03 17:49:01|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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